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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14일, 유승민 전 IOC 선수 위원이 3선에 도전한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꺾고 제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체육계 관련 부조리의 중심에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기흥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받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압박을 받아왔고 이에 “체육계 변화”를 내세운 유승민 당선인 쪽으로 표심이 기운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감사에 출석했던 체육계 고위 관계자는 이기흥 회장뿐만이 아닙니다. 대표팀 감독선임 특혜 논란을 일으킨 정몽규 회장 역시 축구협회장 4선에 도전하며 허정무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교수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정몽규 회장은 국정감사의 징계와 팬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열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인 대한축구협회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정몽규 회장은 여러 논란이나 구설수, 국민적인 공분은 고려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정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비판 여론에서 “개인의 가치 판단”, “여론의 불분명성”, “정확한 수치” 등을 언급하며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론이란 빠르게 변화하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큰 노력이 요구되지만,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여 조금 더 분명하게 현안에 대해 살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의 하나인 텍스트 분석을 활용해 정몽규 회장에 대한 국민 여론의 변화와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분석을 위해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된 2023년 2월을 시작으로 2024년 10월까지 구글, 네이버, 다음에서 “정몽규”를 검색하여 블로그, 뉴스, 카페, 웹 문서의 텍스트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수집된 데이터에 전처리 과정을 거쳐 월별로 빈도 분석, 네트워크 분석, 감성 분석 등의 텍스트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먼저 감성 분석 결과 2024년 1월을 기점으로 긍정 비율이 급감하고 부정 비율이 급증했습니다. 2023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던 긍정 비율과 부정 비율은 2024년 2월에 긍정 비율 1.94%, 부정 비율 77.68%를 기록한 이후에도 그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정몽규 회장에 대한 지지가 급감하기 시작한 2024년 1월과 2월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이 진행된 기간입니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대회 전 예상과 달리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를 기록하고 16강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는 등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비판받던 국가대표팀은 결국 4강에서 요르단에 패하며 탈락했고 결과에 대한 분노와 책임은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클린스만 감독선임 과정과 관련된 정몽규 회장에게 향했습니다.
2024년 1월에 발생한 데이터 기반의 텍스트 분석 결과 역시 “정몽규”, “축구”, “회장”과 같이 공통으로 등장하는 단어를 제외하면 “아시안컵”, “카타르”, “클린스만”, “감독” 등의 키워드가 크게 등장하며 아시안컵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감독에게도 반영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카타르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나빠지게 되는 이슈는 지속해서 발생해왔습니다. 그중 어떤 이슈가 부정적인 여론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부정 비율이 전월 대비 5% 이상 상승한 여섯 달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는 2023년 3월입니다. 2023년 2월 대비 부정 여론이 7.0% 상승했습니다. 빈도 분석과 TF-IDF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감독”, “클린스만” 등 2월 27일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 관련 단어와 “사면”, “철회”, “승부조작” 등 축구협회의 기습적인 사면 사건과 관련된 단어들이 등장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선임 당시 찬반 여론이 나뉘었던 것과 달리 기습 사면 사건은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28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1시간 앞두고 승부조작ㆍ금전 비리ㆍ폭력 행위 등 제명 혹은 무기한 자격 정지된 비위 인사 100명에 대한 기습 사면을 발표했습니다. 팬들과 스포츠계의 강한 반발에 사흘 만에 전면 철회를 발표했지만, 축구협회가 얼마나 폐쇄적인 환경에서 공정하지 못한 운영을 해왔는지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2023년 7월은 여자월드컵에서의 부진이 부정 여론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자”, “월드컵”, “대표” 등의 단어가 크게 나타나며 실제로 7월 25일과 30일 콜롬비아와 모로코에 2연패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습니다. 다만 이때까지는 부정 여론과 긍정 여론의 차이가 크지 않고 전월인 6월 부정 비율이 전체 기간 중 두 번째로 낮은 22.3%를 기록했던 만큼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은 처음에 언급했던 2024년 1월과 2월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바와 같이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과 16강전에서 승리하면서도 여론은 부정적으로 변화했고 2월에는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패해 대회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대표팀과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며 감독선임에 책임이 있는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부정 여론 역시 극에 달했습니다. 이 구간 긍정 비율은 1.94%에 그쳤습니다. 워드 클라우드에서도 가장 크게 나타난 단어는 “클린스만”과 “감독”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사퇴”, “선임”, “경질”, “아시안컵”, “책임”, “위약금” 등의 단어들이 등장하였고 “손흥민”, “이강인”, “문제”, “여론” 등의 단어를 통해 선수단 내부 갈등 문제에 대한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임시감독 체제로 유지되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은 2024년 7월에 발표되었습니다. 많은 감독 후보들을 제치고 선임된 대표팀 감독은 여러 차례 거절 의사를 밝혔던 홍명보 감독이었고 이와 동시에 정몽규 회장에 대한 부정 여론은 전월 대비 16.8% 상승하여 66.6%까지 올랐습니다. 워드 클라우드에서는 “홍명보”, “감독”과 함께 “선임”이라는 단어가 중요하게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선임 과정을 담당한 “이임생”, 홍명보 감독선임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박주호”, “박지성”의 이름도 함께 등장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의 선임과 관련 인물들로 구성된 분석 결과는 국가대표 감독선임 과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024년 9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를 앞둔 현안 질의가 진행됐습니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이임생 이사 등이 참석했고 박문성 해설위원의 발언이 팬들 사이에 많은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분석 결과에서도 “감독”, “홍명보”, “선임”과 같은 현안 질의의 주요 안건인 홍명보 감독선임 과정과 관련된 단어와 “국회”, “박문성”, “증인”, “과정”, “현안 질의”, “이임생”, “유인촌”, “출석” 등 현안 질의와 관련된 단어들이 등장했으며 “정몽규”, “사퇴”, “나가”와 같은 정 회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견도 분석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
부정 여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구간들에서는 공통으로 “감독”, “선임”이라는 키워드가 크게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두 단어와 여론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월별 전체 문서에서 “감독”과 “선임”이라는 키워드가 크게 등장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두 단어와 여론 간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월별 전체 문서에서 “감독”과 “선임”의 등장 비율과 부정 문서 비율을 비교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빨간색으로 나타낸 부정 비율과 보라색 “선임”, 노란색 “감독”의 단어 비율이 거의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의 선임부터 아시안컵 실패 후 경질에 따른 위약금 지급, 황선홍-김도훈 감독으로 이어지는 임시감독 체제와 파리 올림픽 탈락 그리고 홍명보 감독선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감독선임 과정들이 정몽규 회장의 부정 여론 증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대회의 실패 책임이 감독부터 협회장까지 이어지며 나타난 효과라고 하기에는 어떤 결과도 나오기 전 홍명보 감독의 선임과 동시에 부정 여론이 급증한 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축구협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올림픽 기간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투명하고 공정한 선수 선발 방식으로도 많은 호평을 받았던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그 답을 찾아봤습니다. 분석 기간 전체에 “대한축구협회”와 “대한양궁협회”를 검색어로 각각 텍스트 자료를 수집한 후 정확하게 같은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축구협회의 분석 결과는 앞선 분석 결과와 유사하게 “감독”, “정몽규”, “회장”, “홍명보”, “선임” 등의 단어와 함께 긍정 여론 12.9%, 부정 여론 40.2%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달리 양궁협회의 감성 분석 결과는 긍정 45.4%, 부정 13.6%로 축구협회와 상반되게 나타났습니다. 워드 클라우드에서는 “올림픽”, “대회”, “파리”, “금메달” 등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나타내는 단어들과 함께 “정의선”, “회장”이 크게 나타났으며 “선발전”, “공정”과 같이 공정한 선발 시스템과 관련된 키워드들도 확인되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본 결과 감독선임과 관련하여 정몽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인하고 운영방식에서 모범사례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양궁협회와도 비교하여 살펴봤습니다. 다음 축구협회장으로 누가 당선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협회 운영에서는 개인이 아닌 절차와 시스템을 통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신뢰할 수 있는 협회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본 콘텐츠는 한국스포츠경영전략연구원과 (주)데이터플레이랩스에서 스포츠 데이터를 분석하여 발표한 학술연구 “빅데이터 분석을 적용한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의 공정성과 국민 지지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한국사회체육학회지)”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