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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명언이 있습니다. “끝날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명문 야구팀인 뉴욕 양키즈의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이 말은 40년이 지난 지금,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 심지어 인생에 대한 명언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요? 하지만, 스포츠 경기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우리는 다시 한번 이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어떤 팀에 대해서 “지고 있어도 질 거 같지가 않아” 혹은 “이기도 있어도 불안해” 등과 같은 여러 감정을 느끼곤 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어떤 경우에 경기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지나가도 경기에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해 분석한 몇몇 연구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Berger & Pope(2011)라는 학자에 의해 출발했습니다. 이들은 경기 중반이 지나갔을 때, 점수가 실제 경기를 마쳤을 때의 점수(승패)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결과가 너무 당연합니다.
경기의 전반전이 마쳤을 때, 지고 있던 팀이 경기 마지막에 질 확률이 높고, 이기고 있던 팀이 이길 확률이 높습니다. 크게 지고 있던 팀은 약간 뒤지고 있던 팀보다 경기에 이길 가능성이 더 적고, 약간 뒤지고 있던 팀이 경기에 이길 가능성은 동점일 때보다 더 적습니다. 너무 상식적인 이 이야기는 다음 그림처럼 표현될 수 있습니다.
즉, 경기 전반이 마쳤을 때, 팀 A가 이길 가능성은 팀 B와의 점수 차이와 높은 관련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약간 뒤지고 있던 팀이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 왔을 때, wake up call을 맞이하게 됩니다. 즉, 정신을 차리는거죠. 그리고 전광판을 보니 “아 우리가 지고 있구나. 힘내야 겠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감독과 코치가 일장 연설을 늘어놓스니다. “너네 여기서 열심히 안하면 ~ ” “조금만 힘내! 뒤집을 수 있어” 등등..
그리고 지면 큰일난다는 생각을 한 선수들은 열심히 뛰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약간 뒤지고 있던 팀의 선수들은 동점일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이길 가능성을 높입니다. 그 결과, 전반전이 끝났을 때 점수 차이와 경기를 마쳤을 때의 이길 가능성 사이에는 0점을 중심으로 뚝 끊긴 것 같은 그림을 보이는 경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통계적으로는 불연속(discontinuity)라고 부릅니다. 그림으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죠.
하지만, 이 저자들은 NBA 경기를 분석해보고는 자신들의 주장을 확증합니다.
NBA 선수들은 2쿼터가 마치고 위의 그림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인다는거죠.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알쏭달쏭 하죠?
그래서 이후 이에 대해 반박하는 연구들 역시 들어섭니다.
분석 샘플을 더 넓히거나 다른 종목에서 실험해보면 이 주장이 맞다 틀리다에 대한 저마다의 주장이 있음을 자신들의 연구를 통해 입증하려고 합니다.
어떤가요?
잘 생각해보면, 이 주장을 인정하는 연구도, 인정하지 않는 연구도 모두 샘플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여겨지지 않나요?
그래서 해당 연구를 보다 폭넓고 정교하게 테스트하는 연구가 놀랍게도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리려고 하는 논문은 “When Does Losing Lead to Winning? An Empirical Investigation on the Korean Professional Basketball League” 라고 하는 2023년 체육과학연구라고 하는 국내 유일의 SCOUPS에 등록된 스포츠 분야 학술지에 출판된 논문입니다. 원문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들을 보았을 때, 결국 경기 전반이 마쳤을 때와 같은 특정 상황에서 점수차이와 승리 가능성 간의 불연속이 나타날 수 있지만, 언제나 나타난다고 보기 힘들며, 특정 요건이 갖추어 질 때 나타날 것이라고 가정하고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한국프로농구 정규리그(2006~07시즌부터 2022~23시즌까지) 모든 경기의 1·2·3·4쿼터 종료 시점 점수 차이를 수집한 뒤, 각 쿼터별로 점수차이와 승리 가능성 간의 불연속적인 상황이 없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는 기존 연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위 표를 보면, 1-2위 팀(top tier teams)에서는 difference가 유의하지 않지만, 중간과 하위권 팀에서는 3-6라운드에서 difference가 유의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프로농구는 정규리그가 1-6라운드로 나누어져 있고, 1-2위팀이 포스트시즌에 직행하는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기대이론과 전망이론을 통합하여 설명하면서, 선수들이 지금 약간 뒤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감독이나 코치가 선수들을 강하게 독려할 때, 선수들이 무리해서라고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스포츠팀의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설 때 더 동기부여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아마 야구나 축구, 배구 등과 같은 타 스포츠에서는 또 다른 시점에 이런 특성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마다 다를 것이고요. 분명한 것은 선수들이 동기부여될 적절한 이유나 타이밍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